2008. 10. 29. 14:33
반해버린 책 세 권.
<비밀노트>, <타인의 증거>, <50년간의 고독> 세 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정말 맙소사!
철자가 같고 순서만 다른 이름을 가진 쌍둥이 LUCAS와 CLAUS의 이야기.
두번째, 세번째 권으로 넘어가면서 다소 헷갈리기도 하지만.. 뭐 그게 그닥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잔인하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첫 권을 잡으면 마지막 권까지 놓을 수가 없더라.
책 속의 쌍둥이들은 어릴 때, 계속 "훈련"을 통해서 시련조차 이겨내는 법을 터득하는데, 예를 들면 그런 식.
매를 맞게 되면 그 아픔을 이기기 위해 서로를 때려가면서 매를 맞아도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훈련을 한다.
책을 읽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질 때마다 나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꾸하게 된다.
작가가 진중권, 정이현, 공지영, 김탁환, 임순례, 은희경, 이진경, 변영주, 신경숙, 문소리, 박노자를 만나 그들과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누고 그 책에 대한 본인의 이야기를 엮은 그런 책이다.
남다른 자들이라 그럴까.. 작가가 워낙 책을 사랑하고 다독을 해서 그럴까.. 언급된 책 하나하나, 인용된 문구 하나하나, 그에 따르는 이야기 하나하나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가 않다.
책 속의 문자들을 손으로 줄줄 닿아 느껴야 할 것만 같은 책.
이 책을 보고 원래 저자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침대와 책>이라는 책도 보았는데, 이 책을 먼저 보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침대와 책>도 좋긴 한데, '상대'가 없다는 차이를 빼고는 내용을 풀어가는 형식이 유사한지라 아마 먼저 봤다면 이 책을 그렇게 코 박고 신나하며 보지는 않았을 것 같다.
꼭 한 군데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달콤한 나의 도시>의 원작자 정이현의 이야기 중.
교보문고를 처음 가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단다
'난 참 미미한 존재구나', '언젠가 내 책을 여기 못 꽂아 놓고 죽는다면 나는 아무 존재도 아니구나'
하핫.. 이 부분 읽다가 정말 묘한 질투감에 휩싸여 어찌나 불쾌하던지. ㅎㅎ 하여튼 난 것들이란!
김혜리 기자가 영화인들을 인터뷰한 <그녀에게 말하다 - 김혜리가 만난 사람>,
사회명사나 가족들을 둘씩 묶어 주제를 주고 대화를 나누게 한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갔니?>
더불어 함께 보면 그 재미가 더 쏠쏠.
춘아 춘아~는 아쉽게 현재 절판. 작년까지만 해도 팔았었는데.. 서너번 구입을 했는데 매번 누군가에게 줘 버린 책. 얼마 전에 다시 구매를 신청했으나, 파주 창고까지 다 뒤지고 나서 책이 더 이상 없음이 밝혀졌다. 아쉽다. 진작 사 놓을 걸. (혹시,, 이 책 있어서 나 줄 사람? ^^a) 그리고 보니 춘아 춘아~ 는 배우 윤희석님에게 추천받아 보았던 책이어서 그 의미가 더 특별했다.
추석 연휴 때 본 그 우리술 다큐를 보고 뒤져봤던 그 책. 결국엔 사고야 말았다. 다른 책들에 밀려 중간중간 보다 말다 하여 최근까지 보고 있는데... 아아~~ 이 책은 그 소재만으로도 그냥 최고다.
왜 진작 술 빚는 법을 배우지 않았을까 깊은 후회에, 정말 그 어떤 사명감까지!
그래서,,, 꼭 술 빚는 법을 배우리라 굳게 다짐했다. 사실은 10월 초 술 빚는 법을 배우러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뭐.. 마음대로 한 번에 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배우리라는 생각은 유효.
술 뿐 아니라, 여러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잘 간직해 두었다가 조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책.
아! 그 이야기를 빼 먹었군.
우리술 다큐를 봤을 때, "우리술은 곡식으로 빚지만, 잘 빚어진 술은 과일향이 납니다"라는 얘기를 듣고, 곡식으로 태어나도 과일향 나는 사람이 되어야지~ 절절하게 와 닿았었는데..
우리술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술은 음식 중에서도 만드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음식인데, 사람들은 술을 단숨에 퍼 마시기만 한다"고.
움찔움찔..
그래서 이젠, 그냥 즐길 정도만 하려구요. 단숨에 퍼 마시지 않으려구요. 그래서 술자리의 끝을 정확히 기억해 낼 수 있으려구요. 예, 그러겠습니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 까치
<비밀노트>, <타인의 증거>, <50년간의 고독> 세 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정말 맙소사!
철자가 같고 순서만 다른 이름을 가진 쌍둥이 LUCAS와 CLAUS의 이야기.
두번째, 세번째 권으로 넘어가면서 다소 헷갈리기도 하지만.. 뭐 그게 그닥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잔인하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첫 권을 잡으면 마지막 권까지 놓을 수가 없더라.
책 속의 쌍둥이들은 어릴 때, 계속 "훈련"을 통해서 시련조차 이겨내는 법을 터득하는데, 예를 들면 그런 식.
매를 맞게 되면 그 아픔을 이기기 위해 서로를 때려가면서 매를 맞아도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훈련을 한다.
책을 읽고 나서, 어떤 일이 벌어질 때마다 나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꾸하게 된다.
그들은 한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정혜윤 / 푸른숲
작가가 진중권, 정이현, 공지영, 김탁환, 임순례, 은희경, 이진경, 변영주, 신경숙, 문소리, 박노자를 만나 그들과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누고 그 책에 대한 본인의 이야기를 엮은 그런 책이다.
남다른 자들이라 그럴까.. 작가가 워낙 책을 사랑하고 다독을 해서 그럴까.. 언급된 책 하나하나, 인용된 문구 하나하나, 그에 따르는 이야기 하나하나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가 않다.
책 속의 문자들을 손으로 줄줄 닿아 느껴야 할 것만 같은 책.
이 책을 보고 원래 저자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침대와 책>이라는 책도 보았는데, 이 책을 먼저 보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침대와 책>도 좋긴 한데, '상대'가 없다는 차이를 빼고는 내용을 풀어가는 형식이 유사한지라 아마 먼저 봤다면 이 책을 그렇게 코 박고 신나하며 보지는 않았을 것 같다.
꼭 한 군데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달콤한 나의 도시>의 원작자 정이현의 이야기 중.
교보문고를 처음 가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단다
'난 참 미미한 존재구나', '언젠가 내 책을 여기 못 꽂아 놓고 죽는다면 나는 아무 존재도 아니구나'
하핫.. 이 부분 읽다가 정말 묘한 질투감에 휩싸여 어찌나 불쾌하던지. ㅎㅎ 하여튼 난 것들이란!
김혜리 기자가 영화인들을 인터뷰한 <그녀에게 말하다 - 김혜리가 만난 사람>,
사회명사나 가족들을 둘씩 묶어 주제를 주고 대화를 나누게 한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갔니?>
더불어 함께 보면 그 재미가 더 쏠쏠.
춘아 춘아~는 아쉽게 현재 절판. 작년까지만 해도 팔았었는데.. 서너번 구입을 했는데 매번 누군가에게 줘 버린 책. 얼마 전에 다시 구매를 신청했으나, 파주 창고까지 다 뒤지고 나서 책이 더 이상 없음이 밝혀졌다. 아쉽다. 진작 사 놓을 걸. (혹시,, 이 책 있어서 나 줄 사람? ^^a) 그리고 보니 춘아 춘아~ 는 배우 윤희석님에게 추천받아 보았던 책이어서 그 의미가 더 특별했다.
비주, 숨겨진 우리술을 찾아서 / 허시명 / 웅진닷컴
추석 연휴 때 본 그 우리술 다큐를 보고 뒤져봤던 그 책. 결국엔 사고야 말았다. 다른 책들에 밀려 중간중간 보다 말다 하여 최근까지 보고 있는데... 아아~~ 이 책은 그 소재만으로도 그냥 최고다.
왜 진작 술 빚는 법을 배우지 않았을까 깊은 후회에, 정말 그 어떤 사명감까지!
그래서,,, 꼭 술 빚는 법을 배우리라 굳게 다짐했다. 사실은 10월 초 술 빚는 법을 배우러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뭐.. 마음대로 한 번에 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배우리라는 생각은 유효.
술 뿐 아니라, 여러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잘 간직해 두었다가 조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책.
아! 그 이야기를 빼 먹었군.
우리술 다큐를 봤을 때, "우리술은 곡식으로 빚지만, 잘 빚어진 술은 과일향이 납니다"라는 얘기를 듣고, 곡식으로 태어나도 과일향 나는 사람이 되어야지~ 절절하게 와 닿았었는데..
우리술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술은 음식 중에서도 만드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음식인데, 사람들은 술을 단숨에 퍼 마시기만 한다"고.
움찔움찔..
그래서 이젠, 그냥 즐길 정도만 하려구요. 단숨에 퍼 마시지 않으려구요. 그래서 술자리의 끝을 정확히 기억해 낼 수 있으려구요. 예, 그러겠습니다.
2008. 10. 29. 14:07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씨네아트에서 라틴아메리카 특별전으로 상영을 했었는데, 그냥 못 보고 끝난 줄 알았다.반응이 좋았는지 아직 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 보러 갔는데..
이대 안에 있는 씨네아트 "모모하우스" - 아~ 대학 안에 상영관이라니! 역시 학교는 좋은데 다니고 볼 일이다. 한창 공사 중인 것만 봤는데, 저리 훈늉한 건물로 들어섰을 줄이야. 친구말로는 서강대에는 홈플러스가 들어간다고. 어허허 -
암튼! 60대가 되면 음악하면서 살거다. 그 전에 한 20년쯤 준비 좀 하고.
맘마 미아!
20년만에 다시 만난 사람과 새록새록 옛 정이 돋으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영화 속 친구 셋. 엄마 친구도 그렇고 주인공 친구도 그렇고 너무 좋더라.
좋은 친구가 한 명의 나쁜 이성의 자리를 채워주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ㅎㅎㅎ 암튼! 좋은 친구는 꼭 필요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뻔한 판에, 큰 감동 없는 스토리, 호흡도 연결도 불안한 연출..따로 국밥처럼 노는 배우들의 연기만 고만고만 볼만. 영화 속 그 대사가 이 영화에 딱이더라 "감성이 없어요, 감성이..."나는, 인어공주
엉뚱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알리샤는 아멜리에 삘이 좀 나기도 하고, 이건 영화야! 라고 친절하게 화면을 끊어주는 방식하며, 현실의 이야기가 이어질 때는 로모색감같은 화면 전체 색깔이 주는 안정감도 좋고. 발랄하고 신선하다에 한표.영화 중반 알리샤의 엄마가 딱 봐도 맞지도 않을 것 같은 야시시한 속옷을 사 주고는 "크면 딱 맞게 될거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런거다. 사실은 인간은 커야 하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 어린이로 남아 있는 것은. 여러가지로 곤란..할 뿐이다.
그 남자.. 알리샤가 사랑한 그 남자. 그 남자도 아마 제때 커 줬더라면 그렇게 민폐 끼치고 살지는 않았을텐데..
푸른 이끼
이 영화 시선이 참 무섭다.도시의 이방인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끊임없이 그들이 나쁘고 응징받아야 한다고 계속 설득을 한다고나 할까. 영화 속 내내 등장하는 이방인은 하나같이 나쁜 짓거리만 한다.
그리고 결국 그들을 응징해 내지.
잘 생긴 남주(여문락)와 귀엽사리한 소녀(사설이)를 빼고는 하나도 맘에 들지 않았던 영화.
신기전
그렇다. 정재영이 아니었다면 극장까지 가서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영화 마지막 불꽃놀이 하며 정재영이 남긴 그 한 마디 "저건, 비매품이요~" 가 자꾸 기억나는 것은..
정재영만 좋았소이다.
2008. 10. 29. 13:37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난 후에도 극장안에 있던 십여명의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 5분쯤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푹 쉬었는데 누군가도 동시에 한숨을 쉬고 있었다.
두리번 두리번,, 마치 서로 아는 사람인 것처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두리번 거리다 그렇게 각자의 걸음으로 총총히 극장을 나섰다.
무려 4년이나 기다려 온 영화인데, 막판까지 개봉날짜가 오락가락 하다가 겨우 개봉을 했는데.. 이게 막상 선뜻 보러 가 지지가 않았다. 약간의 귀차니즘과 그 보다 더한 일종의 두려움.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을 봤을 때,, 그런 느낌이 들까봐 덜컥 겁이 났던게지. 그리고 역시나.
삼십대이며,
사랑 따위에 마음 저려본 적 있는 자들이라면 이 영화 보고 나오다 휘청할 수 있음을 귀뜸하는 바이다.
헤어지자고 말하는 남자에게 "그래, 그럼 오늘 헤어지고 내일 다시 만나자"라고 말하는 여자,
어느 날 다시 나타난 그 남자에게 "참 열심히 사랑을 했었던 것 같은데. .간절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종지부를 찍은 여자 현정에게
"내가 왜 싫어요?"라며 깜찍하게 다가오더니, "당신, 나 미워하잖아"라고 불쌍하게 자신을 인정해 버리는 남자 상훈에게
"우리 헤어지자..내가 없어지는 것 같아"라고 단호하게 말하더니 "사실.. 나 한번도 널 잊은 적 없어"라니.
"나 만큼 널 사랑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봤는데, 아니더라"라는 당연한 결론에 너무 큰 기대를 했던 남자 민석에게
<박하사탕>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이런 영화들에게 환호하게 만들었던 문소리는 최근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 화가 나는 순간에 보여지는 특유의 표정이 있는데 정말 거슬린다. 눈 부릅뜨고 오른쪽 윗입술이 심하게 올라가서 잇몸이 훤히 보이는 그 고정된 표정. 이상하게 그 표정을 자주 보게 되는데.. 싫다고 생각하니 배우자체까지 비호감으로 이어지는데.. .근데 아 그 좋은 문소리.. 이 영화에서 간만에 만나진다.
영화 내내 그녀에게서 내 주변인물들을 보았으니.. 어쩜 그리 자연스럽게 잘하시는지.. 언니는 역시, 배우다!
김태우.. 당신이 영화배우이고 당신만 할 수 있는 연기를 계속 볼 수 있는게 너무 좋아. 대스타가 되어 떼 돈 벌지 못한다 해도, 당신은 계속 배우로 남아 그 연기 계속 보여주라. 당신 참... 매력있어.
이선균. 후훗.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하고 싶더군. 이 영화 속에는 내가 처음 배우 이선균을 보았을 때 풋풋했던 모습부터 그 후로 한 3~4년간,, 다이어트 열심히 하며 관리하던 깔쌈한 모습들이 다 담겨있더라. 영화 포스터에 그 사진은 보고 좀 느끼하고 연륜있어 보이는 얼굴에 살짝 실망했는데,, 영화 속 모습 참 좋더라. 그래,, 기회가 된다면 이런 연기를 자주해 달란 말이야. 강이관 감독님이 당신을 캐스팅한 이유가 '사이코 드라마'를 보고 반해서라는 이유만큼... 영화 속에서 이선균이라는 배우의 그 매력을 충분히 뽑아내 주신 듯.
그리고 이 영화 최고의 배역은 "엄마" 최형인. 특별 출연이시라는데.. 정말 핵심이시다.
영화를 풍성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 최고의 캐릭터. 연기를 하시는게 아니라, 그냥 그 엄마 자체이시더군요.
마지막으로 강이관 감독님.
기회가 된다면,,, 사과 속 등장하는 현정의 가족. 이 가족들의 이야기만으로 영화 한 편 만들어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아니 꼭 그래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6일에 개봉했는데, 2주 걸리고 대부분 극장에서 그새 내려진다.
이런 좋은 영화 많이들 봐야 하는데.
마음이 휘청해서 그렇지... 뭐 어떠냐 가을이고.. 마음껏 흔들려 보고 싶을 때 이 영화 보고 마음껏 가라앉아 보는 것도 좋으련만.
씨네큐브에서 31일까지 상영하니,, 꼭들 보시길.
<씨네큐브 상영 시간>
10월 29일 |10:00 / 12:00 / 14:20 / 18:40
10월 30일 | 12:30 / 16:30 / 20:25
10월 31일 | 12:30 / 16:30 / 20:25
한 5분쯤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푹 쉬었는데 누군가도 동시에 한숨을 쉬고 있었다.
두리번 두리번,, 마치 서로 아는 사람인 것처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두리번 거리다 그렇게 각자의 걸음으로 총총히 극장을 나섰다.
무려 4년이나 기다려 온 영화인데, 막판까지 개봉날짜가 오락가락 하다가 겨우 개봉을 했는데.. 이게 막상 선뜻 보러 가 지지가 않았다. 약간의 귀차니즘과 그 보다 더한 일종의 두려움.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을 봤을 때,, 그런 느낌이 들까봐 덜컥 겁이 났던게지. 그리고 역시나.
삼십대이며,
사랑 따위에 마음 저려본 적 있는 자들이라면 이 영화 보고 나오다 휘청할 수 있음을 귀뜸하는 바이다.
헤어지자고 말하는 남자에게 "그래, 그럼 오늘 헤어지고 내일 다시 만나자"라고 말하는 여자,
어느 날 다시 나타난 그 남자에게 "참 열심히 사랑을 했었던 것 같은데. .간절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종지부를 찍은 여자 현정에게
-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참 열심히 쉬지 않고 사랑도 하고 이별도 하고 별의별 것 다 하고 바보짓도 하고 병신짓도 하고 여러가지 했던 것 같은데. .간절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역시.. 결혼..이런 거,, 피해갈 수 있음 피해가는 것도 방법이야? 그치?
"내가 왜 싫어요?"라며 깜찍하게 다가오더니, "당신, 나 미워하잖아"라고 불쌍하게 자신을 인정해 버리는 남자 상훈에게
- 자연적인, 선천적인 매력(?)의 유효기간은 안타깝게도 2년을 넘을 수 없는 것 같더라.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하는게,, 그래서 어려운게 사랑..남녀관계인 것 같아. 회사에 쏟았던 애정 반만큼만 이라도 그녀에게 시간과 대화를 내어주지 그랬니. 바보같이. 세상의 모든 감정은 "꼭 말로"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더라. 당신, 너무 안타까워.
"우리 헤어지자..내가 없어지는 것 같아"라고 단호하게 말하더니 "사실.. 나 한번도 널 잊은 적 없어"라니.
"나 만큼 널 사랑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봤는데, 아니더라"라는 당연한 결론에 너무 큰 기대를 했던 남자 민석에게
- 인간은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게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닐까? 나보다 더 사랑한다는 말은 순전히 다 거짓말이다. 혹은 일시적 착각. 그런 측면에서 '나는 나를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줄까봐 어찌해 보지도 못하는 용기없는 자들이 알고 보면 세상에 흔하게 널렸던 것이었던게지.
나도 그러했고, 그들도 그러했듯이... 그 용기없음이 절절히 와 닿는게 슬플 따름이다.
7년을 사귀고도 그렇게 헤어져서 결국은 잊지 못하고 다시 그녀에게 돌아 온 당신. 결국 다시 사랑같은 거 할 수 있을까? 당신은 당신 자신을 사랑할 줄도 몰랐던거야. 자기부터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고.
나도 그러했고, 그들도 그러했듯이... 그 용기없음이 절절히 와 닿는게 슬플 따름이다.
7년을 사귀고도 그렇게 헤어져서 결국은 잊지 못하고 다시 그녀에게 돌아 온 당신. 결국 다시 사랑같은 거 할 수 있을까? 당신은 당신 자신을 사랑할 줄도 몰랐던거야. 자기부터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고.
<박하사탕>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이런 영화들에게 환호하게 만들었던 문소리는 최근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 화가 나는 순간에 보여지는 특유의 표정이 있는데 정말 거슬린다. 눈 부릅뜨고 오른쪽 윗입술이 심하게 올라가서 잇몸이 훤히 보이는 그 고정된 표정. 이상하게 그 표정을 자주 보게 되는데.. 싫다고 생각하니 배우자체까지 비호감으로 이어지는데.. .근데 아 그 좋은 문소리.. 이 영화에서 간만에 만나진다.
영화 내내 그녀에게서 내 주변인물들을 보았으니.. 어쩜 그리 자연스럽게 잘하시는지.. 언니는 역시, 배우다!
김태우.. 당신이 영화배우이고 당신만 할 수 있는 연기를 계속 볼 수 있는게 너무 좋아. 대스타가 되어 떼 돈 벌지 못한다 해도, 당신은 계속 배우로 남아 그 연기 계속 보여주라. 당신 참... 매력있어.
이선균. 후훗.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하고 싶더군. 이 영화 속에는 내가 처음 배우 이선균을 보았을 때 풋풋했던 모습부터 그 후로 한 3~4년간,, 다이어트 열심히 하며 관리하던 깔쌈한 모습들이 다 담겨있더라. 영화 포스터에 그 사진은 보고 좀 느끼하고 연륜있어 보이는 얼굴에 살짝 실망했는데,, 영화 속 모습 참 좋더라. 그래,, 기회가 된다면 이런 연기를 자주해 달란 말이야. 강이관 감독님이 당신을 캐스팅한 이유가 '사이코 드라마'를 보고 반해서라는 이유만큼... 영화 속에서 이선균이라는 배우의 그 매력을 충분히 뽑아내 주신 듯.
그리고 이 영화 최고의 배역은 "엄마" 최형인. 특별 출연이시라는데.. 정말 핵심이시다.
영화를 풍성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 최고의 캐릭터. 연기를 하시는게 아니라, 그냥 그 엄마 자체이시더군요.
마지막으로 강이관 감독님.
기회가 된다면,,, 사과 속 등장하는 현정의 가족. 이 가족들의 이야기만으로 영화 한 편 만들어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아니 꼭 그래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6일에 개봉했는데, 2주 걸리고 대부분 극장에서 그새 내려진다.
이런 좋은 영화 많이들 봐야 하는데.
마음이 휘청해서 그렇지... 뭐 어떠냐 가을이고.. 마음껏 흔들려 보고 싶을 때 이 영화 보고 마음껏 가라앉아 보는 것도 좋으련만.
씨네큐브에서 31일까지 상영하니,, 꼭들 보시길.
<씨네큐브 상영 시간>
10월 29일 |
10월 30일 | 12:30 / 16:30 / 20:25
10월 31일 | 12:30 / 16:30 / 20:25
2008. 10. 17. 18:27
일도 많았고, 사건도 많았던... 지긋지긋하다 그럼서 맨날 욕하고 뭉쳐서 쏘주 먹고 씹어대고 그랬었는데,,
..그래도 참 즐거웠었다. 몇 권 갖고 있지 않은 KINO를 뒤적거리다 새록새록..
영화를 좋아해서 뒤적거리던 시절이나, 일로 뒤적거리던 시절이나 참 추억이 많은 사이트였는데..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다. 어디 백업이라도 좀 해 두지 잔인한 것들 -_ㅜ;;
웹 사이트의 생명력과 책임 사이의 딜레마.
KINO가 폐간됐을 때, 류승완 감독은 직접 잡지를 발행하는 어느 감독 이야기를 하면서 KENO나 KIMO-정확치 않다- 로라도 꼭 다시 부활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nkino도 ekino나 n-kino로 라도 그 영화정보와 기사들만이라도 어떻게 좀 다시 볼 수 없............ 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게 더 슬프다.
아씨~! 요즘 왜 이렇게 맨날 슬픈 거 투성이야. 잇힝.
2008. 10. 15. 19:28
왜 취소됐을까?
누가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