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94)
SYNCaboutU (94)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08. 11. 1. 16:03
11월은...대외적으로는 유명한 뮤지션들의 기일이 줄줄이 있는 달. 유재하, 김현식, 김성재...

내 개인의 인생사로는,, 1993년 11월 8일 고등학교를 휴학했었다는 것이 가장 기록할 만한 역사.
이제, 또 하나의 기록할 만한 시간이 되겠다. 11월.

컴퓨터 씨디플레이어의 덜덜거리는 소리를 감수하고 오늘 도착한 김정원의 씨디를 듣고 있다.
헤드폰 말고.. 방안에 울려퍼지게. 그렇게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
이사를 가고 자리를 좀 잡으면, 미니콤포넌트라도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
다행이다.
'보고 싶을거다'라는 문자를 보내 놓고, 실제보다 앞서는 감정의 술이 깨고 나면 쪽팔려 하는 일이 없을테니.
지긋지긋..하다라는 생각이 들까봐 말도 못 꺼내고 두려워 하고 있던 그 일상이 이제는 없을테니.
사실은 정말 그냥 '남의 가족'인채로 사는 것을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테니.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서 소중한 줄 몰랐던 것들이 없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백지같은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다행이다. 난 그 모든 것에 자연스럽게 적응할테니 말이다.

정말로, 이 모든 것들이 다행이라고 여겨지기 시작했다.


#.
11월에는,
특히,
느즈막히 잠이 든 피곤에 찌든 주말 아침(아니 실은 한낮) 씽크대 앞에 앉아 조근조근 밥을 준비하는 남편이 있는 당신,
친구네 집에서 자고 일어난 비 개인 다음 날, 전 날 들고나온 우산과 갈아입은 옷을 챙겨가려고 눈 비비며 차 끌고 나오는 애인이 있는 당신,
오늘같은 살랑함으로 충만하길. 행운과, 행복과 그 모든 좋은 것 잊지 말고 당신들 것으로 고스란히 가져가길.

그리고 당신들, 나의 여러분들, 모두. 날씨 쌀쌀하다고 움츠려 들지 말고 따뜻하길. 행복하길. 건강하길.


#.
나는 물리적 거리가 있는 곳에 있을 뿐. 늘 여기 있고, 나와 속도가 맞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지금처럼,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고 각자의 감정을 소비하다 다시 한 때를 함께 하는, 그런 일상을 살아갈 뿐.

그러니 우리, 괜히 넘실거리며 "보고 싶을거다"란 어색한 인사는 하지 말기. 우린, (또) 볼거니까.
Here, I Stand For You.